92. 화산 폭발 - 에이제트

01.화산 분화

(간결천, 아이슬란드)

1452년 남태평양 바누아투 제도의 쿠웨 섬에서 화산 폭발이 일어났다. 전문가들은 이것이 지난 1만년간 일어난 화산 폭발 가운데 가장 큰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이 폭발은 바다에 큰 분화구를 만들어 강진파가 일어나 이곳에서 1800km나 떨어진 호주 해안에 이르기까지 오세아니아의 광대한 지역을 초토화시킨 것으로 보인다.이 지역에는 문자가 없기 때문에 이 사건에 대한 정확한 기록은 남아 있지 않지만, 바누아투 제도가 전하는 신화 속에 이 사건을 말해주는 것으로 보이는 이야기가 있다.신화에 따르면 태초에 대지 뱃속에서 큰 소리를 내며 돌이 튀어나와 서로 싸우고 바다로 나온 길을 따라 달려갔다.이 혼란 속에서 사람이 태어났는데, 그들은 처음에는 돌 위의 이끼처럼 차가웠지만 곧 여자가 생기고 남자들은 따뜻하고 인간적으로 만들어졌다.화산 폭발 과정에서 나온 약 35㎢의 엄청난 화산재는 지구 전역을 감싸는 먼지 구름을 형성해 수개월간 햇빛을 막아냈고, 이것만으로 지구 전체 평균 온도가 1도가량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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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질랜드) 화이트아일랜드 섬)

그 결과 1452~53년 중 지구 곳곳에서 기상이변이 일어났다. 빙하 연구자들은 남극에서 그린란드까지 지구 전역 지질조사를 한 끝에 이 시대에 해당하는 층에서 화산 폭발 당시 황산 성분 분출물이 화석화된 것을 발견했다.오늘날 학자들은 나무의 연륜 분석과 같은 물질 자료 분석과 세계 각지의 기록물 연구를 통해 기상 이변으로 인한 재난을 추론하고 있다. 그 결과는 실로 놀라울 정도다. 이집트 카이로에서는 나일강 수위가 불규칙해져 큰 피해가 발생했고 모스크바에서는 심각한 기근 사태가 벌어졌으며 스웨덴에서는 흉년으로 교회의 11조 징수가 거의 불가능해졌다.콘스탄티노플에서는 봄에 꽃이 피지 않아 우박이 얼마나 심하게 내리는지 사람이 서 있기 어려울 정도였다.유럽과 중국의 나무들은 이 시기에 거의 성장하지 않았던 것으로 나타났다.이 시대에 만들어진 그림 액자의 나무를 보면 비정상적으로 연륜이 촘촘하다.

(피라미드 이집트 카이로)

무엇보다 중국의 기록이 당시 사정을 잘 설명해 준다. 1453년 봄에 눈이 계속 내려 밀 수확을 망쳤고, 올해 말에는 먼지가 햇빛을 가린 상태에서 눈이 여러 자 내릴 정도로 날씨가 불순해 수십만 명이 얼어 죽었다. 1454년 초에는 양쯔강 남쪽에 40일 동안 눈이 내려 많은 사람들이 추위와 굶주림으로 죽었다. 강과 호수가 얼어붙었을 뿐 아니라 황해 바닷물도 해안에서 약 20km 떨어진 곳까지 결빙됐다.1456년 하리해성이 붉은색을 띠면서 황금빛 긴 꼬리를 늘어뜨린 불길한 모습으로 밤하늘을 가로질러 민심을 섬뜩하게 한 것도 사실 공기 중 잔존한 화산재 구름 때문이었던 것으로 보인다.2010년 아이슬란드 화산 폭발로 항공대란이 일어난 데서 보듯 대규모 자연재해는 전 세계에 영향을 미친다. 세상은 결국 하나라는 것을 새삼 깨닫게 된다.

(아이슬랜드 용암 분출을 구경하는 관광객, 사진출처 블로그 호쿤 공방)

참고자료/<히스토리아>주경철02)오늘의 명언 “재난이 일어난다는 사실을 몰라서가 아니라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는 막연한 신념 때문에 위험에 처하게 된다”-마크 트웨인 “모든 것을 관대하게 하면 그 복이 저절로 두터워진다”-명심보감 “아무것도 원하지 않는 사람은 복을 받을 것이다.” 왜냐하면 그는 실망하지 않기 때문이다.” – 알렉산더 포프